10년 전 대학교 기숙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같은 방을 쓰는 친구끼리 사소한 말다툼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고향 출신의 친한 친구 사이라 특별히 같은 방을 배정받은 학생들이었는데, 함께 생활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툼이 일어난 것입니다.
소동에 놀란 다른 학생들이 두 사람을 붙잡고 말려 싸움이 되는 것은 막았지만 화가 풀리지 않은 듯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싸움의 원인은 슬리퍼 때문이었습니다. 문 앞에 슬리퍼를 벗어둘 때, 한 사람은 슬리퍼 앞쪽이 문 쪽을 향해야 했고, 다른 한 사람은 실내 쪽을 향해놓아야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작 이런 일로 친했던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말다툼을 해야 하는지 모두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때 상급생 한 명이 그 자리를 지나가자 두 학생은 서로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고 상급생에게 말했습니다.
상급생은 두 사람을 쳐다보며 시큰둥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방에서 슬리퍼 안 쓰고 맨발로 다녀. 그러면 나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인가?"
그렇게 다투던 두 학생은 상급생의 말에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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