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과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학술대회에 가수 ‘싸이’가 기조연설자로 초청돼 화제다. 싸이는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컴퓨터-인간 상호작용 특별 연구그룹(SIGCHI)’ 국제회의 기조 발표자로 참석해 “‘강남스타일’을 비롯한 제 노래와 저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컴퓨터기술”이라며 컴퓨터를 연구하는 과학자들 앞에서 열띤 강연을 했다. <iframe class="adiframe250x250" src="http://www.hankookilbo.com/newsad250x250.html"></iframe> 싸이는 이날 오후 4시30분경 짙은 청색 양복에 회색 넥타이 정장 차림으로 학회장에 나타나 강남스타일이 성공한 과정을 유머 섞인 영어로 소개했다. 그는 강남스타일 전까지 자신이 컴퓨터에도 문외한이었고 세계 진출은 더군다나 전혀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주변에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려달라고 했을 때 “도대체 왜”라고 되물었을 정도였다고 말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싸이는 유튜브를 통해 뮤직비디오가 전세계로 전파되는 걸 보면서 컴퓨터기술의 저력에 눈을 떴다며 “기술의 도움으로 유명세를 얻어 이런 연설도 하게 됐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덕분에 강남스타일 이후 발표한 곡들이 강남스타일과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고충도 털어놓았다. 과학자들은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이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세계로 급격하게 확산돼 문화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진우(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SIGCHI 조직위원장은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잘 보여준 사례여서 초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간과 컴퓨터 간 상호작용 연구는 인간의 지능과 편의, 이득을 향상시키기 위해 컴퓨터를 비롯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분야다. 시각, 청각 장애인들이 컴퓨터를 통해 보고 들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뇌파 변화를 측정해 사람의 심리상태 파악이나 질병 진단에 활용하는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술들이 이 분야에 속한다. SIGCHI는 평균 논문 채택률이 30%가 안 된다. 제출된 논문 10편 가운데 7편은 탈락시킨다는 얘기다. 그만큼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다. 컴퓨터공학, 뇌과학뿐 아니라 심리학, 디자인, 사회과학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융합 학회로도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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