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컴퓨터 강사가 꿈이다."
충북 충주시 연수동에 사는 장문자(83) 할머니는 매일 아침 7시 45분이면 집을 나선다. 12년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김없이 집에서 15분 거리의 충주시청 6층 전산교육장을 찾고 있다.
할머니가 처음 전산교육장을 찾은 것은 2002년. 충주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치매 예방과 취미생활도 할 겸 남편과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고희가 넘은 나이에 컴퓨터 전원을 켜는 것부터 키보드와 마우스 작동법이 너무도 생소했던 할머니지만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공부하면서 조금씩 컴맹에서 탈출했다.
인터넷 기초활용, 정보검색, 한글문서작성, 엑셀, 파워포인트 기초과정을 듣고 또 들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수업이지만 남들보다 1시간 먼저 나와 전산교육장의 문을 열었다. 재수강자는 대기자로 접수돼 후순위로 밀리는 교육 방침 때문에 자리가 없을 때는 서서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꾸준히 교육에 참가, 터줏대감이 되고 실력도 늘면서 2008년부터 정보화 교육생들에게 장 할머니는 '반장 할머니'로 통했다. 수강생 대부분이 50∼60세여서 장 할머니는 '왕 누님', '왕 언니'였다.
컴퓨터를 다루는 실력에서도 다른 수강생들보다 월등해 이때부터 강의실에서 보조강사 역할도 맡았다.
올해 12년째 수강 중인 장 할머니의 컴퓨터 실력도 몰라보게 향상돼 혼자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게 됐고 트위터, 페이스북 운영,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솜씨도 능숙하다.
장 할머니는 "노인들에게 컴퓨터 강의를 할 기회를 갖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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