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구진들이 개발한 ‘유진 구스트만’이 지난 7일(이하 현지 시간) 영국 왕립학회에서 개최된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인공 지능 컴퓨터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상당수 언론들 역시 인간을 닮은 컴퓨터가 드디어 탄생했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보도가 나온 지 하루가 나오면서 비판적인 의견들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미국의 디지털문화 전문잡지 와이어드는 9일 앨런 튜링이 애초에 “30% 이상 속이면 인공지능 컴퓨터”란 주장을 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60여 년 전 제안된 튜링 테스트는 21세기 인공지능 판별 척도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까지 쏟아내고 있다고 와이어드가 전했다.
◆하루 지나면서 '튜링 테스트 통과' 비판여론 만만찮아
이번에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유진 구스트만’은 러시아 태생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베셀로프와 우크라이나 출신 유진 뎀첸코가 공동 개발한 컴퓨터다. 이미 지난 2012년 한 차례 튜링 테스트에 도전했다가 심사위원 29%만 속이면서 아깝게 실패한 이력이 있다.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선 심사위원들과 5분간 대화를 한 뒤 30% 이상으로부터 컴퓨터인지 인간인지 구분하지 못하겠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다.
유진 구스트만은 두 번째 도전만에 ‘마의 30%’ 기준선을 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행사에서 유진 구스트만은 30명의 심사위원 중 10명을 속여 33% 성공률을 기록했다.
앨런 튜링 60주기 기념으로 열린 이번 테스트 주최 측은 레딩대학은 “유진 구스트만의 테스트 통과로 컴퓨터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의미 부여했다. 외신들 역시 튜링 테스트 통과 사실이 발표된 8일에는 흥분된 어조를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면서 서서히 비판적인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조수아 텐넨바움 MIT 교수(뇌-인지과학 전공)는 와이어드와 인터뷰에서 “전혀 인상적이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조금 뛰어난 채팅 로봇을 만든 뒤 운만 따라주면 테스트 통과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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